바가바드 기타
작자 미상 · 『마하바라타』의 한 부분
다른 이름: 바가바드기타 · 기타
외워 둘 한 줄 명문장 원문 · 산스크리트어 · 구절을 누르면 소리와 뜻이 나옵니다
왜 외워 둘 만할까전쟁터 한가운데서 친척들과 맞서야 하는 왕자 아르주나가 활을 내려놓자, 크리슈나가 건네는 말입니다. 결과가 두려워 아무것도 시작하지 못하는 날, 할 일을 하고 결과는 내려놓으라는 이 한 줄이 어깨를 가볍게 합니다.
너의 몫은 오직 행하는 데 있을 뿐, 결코 그 결과에 있지 않다.
제2장 47절. 크리슈나가 아르주나에게 · 번역: 고전 서가
산스크리트어는 기기에 음성이 없어 한글 발음을 한국어 음성으로 읽어 줍니다.
단어 풀이
| 원문 | 발음 | 뜻 |
|---|---|---|
| 카르만니 | 행위에 | |
| 에와디카라스 테 | 오직 너의 권리가 있다 | |
| 마 팔레슈 | 결과에는 아니다 | |
| 카다차나 | 결코 |
karma(카르마)는 ‘행위’, 우리가 ‘업(業)’이라 부르는 그 말입니다. phala(팔라)는 ‘열매’, 곧 결과. 행위와 열매를 나누어 보라는 것이 이 구절의 핵심입니다.
이런 날 펼쳐 보세요
- 결과가 두려워 시작조차 못 하고 있는 날
- 평가와 숫자에 짓눌려 쉬지 못하는 날
- 남과 견주다 내 자리가 초라해 보이는 날
읽기 전에 알아 두면 쉬운 말 그 시대, 그곳의 사정
- 마하바라타
- 인도의 거대한 서사시. 10만 송에 이르며, 사촌 가문 사이의 왕위 다툼과 쿠루크셰트라 전쟁을 그린다. 『기타』는 그 가운데 한 부분이다.
- 크리슈나
- 인도에서 널리 섬기는 신 비슈누가 사람의 모습으로 온 존재. 이 이야기에서는 아르주나의 친구이자 마부로 등장한다.
- 다르마
- 각자가 맡은 의무이자 세상의 바른 질서. 아르주나의 고민은 전사의 다르마와 가족을 향한 정 사이에서 생긴다.
- 요가
- 몸 수련만이 아니라 ‘잇다, 묶다’라는 뜻. 『기타』에서는 결과에 흔들리지 않는 고른 마음, 집착 없는 행위를 가리킨다.
핵심 내용 편별로 쉽게 · 전 18장 700송 중 대표 장
노란 밑줄은 이야기의 고비가 되는 대목입니다.
- 1장아르주나의 낙담『바가바드 기타』는 인도의 거대한 서사시 『마하바라타』 한가운데 놓인 700송의 대화다. 사촌 형제인 판다바 가문과 카우라바 가문이 왕국을 두고 쿠루크셰트라 들판에서 맞선다. 전쟁이 시작되기 직전, 판다바의 활잡이 왕자 아르주나는 마부를 맡은 크리슈나에게 두 군대 사이로 전차를 몰아 달라고 한다. 건너편에는 스승과 할아버지와 사촌들이 서 있다. 아르주나는 활을 떨어뜨리고, 나는 싸우지 않겠다며 전차 위에 주저앉는다. 이 책은 그렇게 한 사람이 무너지는 장면에서 시작한다.
- 2장할 일을 하라크리슈나는 주저앉은 아르주나에게 길게 답한다. 몸은 사라져도 참된 자아는 죽지 않으니, 지혜로운 사람은 산 사람도 죽은 사람도 슬퍼하지 않는다고. 그리고 이 책에서 가장 유명한 구절이 나온다. 너의 몫은 행하는 데 있을 뿐, 그 결과에 있지 않다. 결과를 바라고 일하지도 말고, 그렇다고 일을 놓아 버리지도 말라. 성공과 실패를 똑같이 여기는 그 고른 마음을 크리슈나는 ‘요가’라고 부른다. 결과에 짓눌린 사람에게 이 장이 가장 많이 읽힌다.
- 3장행위의 길아르주나가 묻는다. 행위보다 지혜가 낫다면 왜 저를 이 끔찍한 일로 몰아넣으십니까. 크리슈나는 아무도 한순간도 행위하지 않고 있을 수는 없다고 답한다. 숨 쉬고 먹는 것도 행위다. 중요한 것은 행위를 멈추는 것이 아니라, 집착 없이 행하는 것이다. 남의 의무를 잘하는 것보다, 서툴러도 자기 의무를 하는 것이 낫다. 남과 견주며 내 자리를 부끄러워하던 사람에게 오래 남는 문장이다.
- 11장우주의 모습아르주나는 크리슈나에게 신으로서의 참모습을 보여 달라고 청한다. 크리슈나가 신의 눈을 주자 아르주나 앞에 천 개의 태양보다 밝은 모습이 펼쳐진다. 수많은 얼굴과 팔, 그 안에서 별과 신들과 두 군대가 모두 빨려 들어가는 장면이다. 나는 세상을 무너뜨리는 시간이다. 겁에 질린 아르주나는 다시 다정한 마부의 모습으로 돌아와 달라고 빈다. 원자폭탄 개발을 이끈 오펜하이머가 첫 핵실험 뒤 이 구절을 떠올렸다고 말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 12~18장헌신, 그리고 일어섬뒷부분에서 크리슈나는 여러 길 가운데 사랑과 헌신의 길을 말한다. 누구도 미워하지 않고, 칭찬과 비난에 흔들리지 않고, 가진 것에 만족하는 사람이 내게 가장 사랑스럽다고. 마지막 18장에서 크리슈나는 모든 것을 들려준 뒤, 깊이 생각해 보고 네 뜻대로 하라고 아르주나에게 맡긴다. 아르주나는 의심이 사라졌다며 다시 활을 든다. 명령이 아니라 스스로 마음을 정하는 장면으로 대화는 끝난다.
가장 오래 남는 장면
두 군대 사이의 전차
소라 나팔 소리가 들판을 울리고, 두 군대가 활을 겨눈다. 아르주나가 말한다. 크리슈나여, 내 전차를 두 군대 사이에 세워 주시오. 누구와 싸우는지 보고 싶소. 전차가 멈춘 자리에서 그는 건너편 얼굴들을 하나씩 본다. 어릴 적 활을 가르쳐 준 스승, 무릎에 앉혀 주던 할아버지, 함께 자란 사촌들. 손이 떨리고 입이 마르고 활이 미끄러진다. 2,000년 전 전쟁터의 장면인데, 해야 할 일 앞에서 몸이 굳어 버린 어느 아침의 나와 그리 멀지 않다.
이 책이 말하는 것 주제
- 행위는 내 몫, 결과는 내 몫이 아니다. 할 일을 다하되 결과에 매달리지 않는 고른 마음을 이 책은 지혜라 부른다.
- 서툴러도 자기 길을 간다. 남의 길을 잘 흉내 내는 것보다 내 자리의 일을 하는 것이 낫다.
- 무너진 자리에서 대화가 시작된다. 주저앉은 사람에게 건네는 긴 대답, 그것이 이 책 전체다.
그 시대와 오늘
『바가바드 기타』는 기원전 2세기에서 기원후 2세기 무렵에 지금의 모습을 갖춘 것으로 여겨진다. 지은이는 알 수 없고, 전통적으로는 『마하바라타』를 엮은 성자 비야사의 작품으로 전한다. 인도에서는 가장 많이 읽히는 경전 가운데 하나다. 간디는 이 책을 ‘영혼의 어머니’라 부르며 평생 곁에 두었고, 비폭력 운동의 힘을 여기서 얻었다고 했다.
지금 우리는 결과로 평가받는다. 성과급과 인사 평가, 합격과 불합격, 조회수와 매출. 결과가 두려워 시작조차 못 하는 사람도 있고, 결과에 매달려 쉬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해야 할 일 앞에서 아르주나처럼 주저앉고 싶은 아침이 누구에게나 있다.
크리슈나는 주저앉은 아르주나를 다그치지 않는다. 18장에 걸쳐 묻고 답하고, 마지막에는 네가 정하라고 말한다. 결과를 내려놓는다는 것은 대충 하라는 뜻이 아니라, 결과의 무게에서 놓여나 지금 할 일에 온전히 들어가라는 뜻이다. 전쟁터 한가운데서 오간 이 대화가 왜 2,000년 넘게 사람들을 붙잡았는지, 1장의 떨리는 손부터 따라가 보면 알게 된다.
결과를 내려놓는다면, 지금 내가 할 일은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