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비 딕
허먼 멜빌 · Moby-Dick · 1851
다른 이름: 모비딕 · 백경
외워 둘 한 줄 첫 문장 원문 · 영어 · 구절을 누르면 소리와 뜻이 나옵니다
왜 외워 둘 만할까세 단어로 된 이 첫 문장은 영어 소설 첫 문장을 꼽을 때 늘 맨 앞에 옵니다. 이슈메일은 마음이 축축한 11월 같을 때마다 바다로 나간다고 말합니다. 답답한 날 소리 내어 읽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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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이슈메일이라 불러 다오.
제1장 첫 문장 · 번역: 고전 서가
단어 풀이
| 원문 | 발음 | 뜻 |
|---|---|---|
| 콜 미 | 나를 불러 다오 | |
| 이슈메일 | 이슈메일이라고 |
세 단어뿐인 이 첫 문장은 영어 소설에서 가장 유명한 첫 문장 가운데 하나입니다. 이슈메일은 성경에서 집을 떠나 광야를 떠도는 사람의 이름이기도 합니다. 이름 하나로 화자가 어떤 사람인지 먼저 알려 줍니다.
이런 날 펼쳐 보세요
- 마음이 축축하고 답답해서 어디로든 떠나고 싶은 날
- 한 가지 목표에 매달리느라 주변 사람들을 잊고 지낸 날
- 낯선 사람과 뜻밖에 친구가 된 날
읽기 전에 알아 두면 쉬운 말 그 시대, 그곳의 사정
- 포경선
- 고래를 잡으러 나가는 배. 한 번 나가면 3~4년씩 바다를 떠돌았고, 고래가 보이면 작은 보트를 내려 노를 저어 다가가 손으로 작살을 던졌다.
- 향유고래
- 머리에 기름이 가득 찬 이빨고래. 그 기름으로 가장 밝고 깨끗한 양초를 만들었다. 몸길이가 18미터에 이르기도 하고, 성이 나면 배를 들이받기도 했다.
- 낸터킷
- 미국 매사추세츠 앞바다의 작은 섬. 19세기 초 세계 포경업의 중심지로, 많은 선장과 선원이 이곳 출신이었다. 피쿼드호도 이 섬에서 출항한다.
- 에식스호 사건
- 1820년 태평양에서 향유고래에게 들이받혀 침몰한 낸터킷의 포경선. 멜빌은 이 실화를 읽고 큰 충격을 받았다.
줄거리 장별로 쉽게 · 135장과 에필로그 중 이정표
노란 밑줄은 이야기의 고비가 되는 대목입니다.
- 1~22장출항마음속이 축축한 11월 같을 때마다 바다로 나간다는 청년 이슈메일이 포경선을 타려고 항구 마을 뉴베드퍼드에 온다. 빈방이 없어 여관 주인이 소개해 준 침대의 짝은 온몸에 문신을 한 남태평양 섬 출신 작살잡이 퀴퀘그였다. 이슈메일은 밤새 겁에 질리지만, 아침에 깨어 보니 퀴퀘그의 팔이 다정하게 그를 감싸고 있다. 말도 피부색도 신도 다른 두 사람은 하룻밤 사이에 가장 가까운 친구가 된다. 둘은 낸터킷섬으로 건너가, 고래뼈로 장식한 낡은 포경선 피쿼드호와 계약한다. 부두의 수상한 노인은 그 배의 선장을 조심하라고 중얼거린다.
- 28~36장에이해브 선장크리스마스에 출항한 배는 며칠이 지나도록 선장의 얼굴을 볼 수 없다. 남쪽으로 내려가 날이 풀리자 마침내 에이해브 선장이 갑판에 나타난다. 그는 고래 턱뼈를 깎아 만든 의족을 하고, 갑판에 뚫어 둔 구멍에 그것을 끼운 채 선다. 지난 항해에서 흰 향유고래 모비 딕에게 한쪽 다리를 잃은 것이다. 어느 날 그는 선원들을 모두 불러 모아 스페인 금화 한 닢을 돛대에 못 박는다. 이마에 주름이 있고 턱이 비뚤어진 흰 고래를 먼저 찾는 사람에게 주겠다고. 그 순간 고기잡이 항해는 한 사람의 복수가 된다. 일등항해사 스타벅은 말 못하는 짐승에게 복수하는 것은 신을 모독하는 일이라고 맞서지만, 선원들은 함성을 지르며 술잔을 든다.
- 37~132장바다와 고래피쿼드호는 대서양에서 희망봉을 돌아 인도양으로, 다시 태평양으로 고래를 쫓는다. 이야기 중간중간 이슈메일은 고래의 종류와 뼈와 기름, 작살 던지는 법과 고래 기름을 끓이는 법을 백과사전처럼 들려준다. 고래를 잡는 날의 피와 불길, 고래를 기다리며 돛대 꼭대기에서 꾸벅꾸벅 조는 날의 고요함이 번갈아 온다. 바다를 지나는 다른 배들은 저마다 모비 딕을 만나 선원을 잃었다는 소식을 전한다. 흑인 소년 핍은 보트에서 떨어져 바다 한가운데 혼자 남겨졌다가 구조된 뒤 넋이 나가 버린다. 에이해브는 그 아이를 곁에 두고 아끼면서도, 배를 돌리지는 않는다.
- 133~135장사흘 동안의 추격마침내 수평선에 하얀 혹 같은 등이 떠오른다. 첫날 모비 딕은 에이해브의 보트를 이빨로 두 동강 낸다. 둘째 날에는 보트 세 척을 부수고 에이해브의 의족을 부러뜨린다. 셋째 날 아침, 스타벅은 이제라도 돌아가자고 애원하지만 에이해브는 끝까지 간다. 그는 마지막 작살을 던지는 순간 작살 줄에 목이 감겨, 소리도 없이 고래와 함께 바닷속으로 사라진다. 화가 난 고래가 피쿼드호를 들이받고, 배는 돛대 끝에 매달린 깃발까지 소용돌이 속으로 가라앉는다.
- 에필로그살아남은 한 사람배가 가라앉으며 생긴 소용돌이가 잦아들 무렵, 바다 한가운데 관 하나가 떠오른다. 열병을 앓던 퀴퀘그가 죽을 줄 알고 미리 짜 두었다가 구명 부표로 고쳐 쓴 그 관이었다. 혼자 살아남은 이슈메일은 친구의 관에 매달려 하루 낮과 밤을 떠다닌다. 그를 건져 올린 것은 며칠 전 잃어버린 아이들을 찾아 헤매던 배 레이첼호였다. 레이첼호는 자기 아이들 대신, 또 하나의 고아를 찾았다.
가장 오래 남는 장면
여관의 한 침대
뉴베드퍼드의 여관에 방이 하나도 없자, 주인은 작살잡이와 침대를 같이 쓰라고 한다. 이슈메일이 먼저 누워 기다리는데, 한밤중에 들어온 사람은 온몸에 문신을 하고 머리를 빡빡 깎은 거구였다. 그는 작은 우상에게 기도를 올리고, 담뱃대 겸 도끼인 토마호크를 입에 문 채 침대로 들어온다. 이슈메일은 비명을 지른다. 소동이 가라앉고 나서야 그는 생각한다. 술 취한 기독교인과 자느니 맨정신의 식인종과 자는 편이 낫겠다고. 아침에 눈을 떠 보니 퀴퀘그의 팔이 그를 꼭 끌어안고 있다. 처음 보는 사람이 가장 가까운 사람이 되는 데 하룻밤이면 충분하다는 것을, 멜빌은 이 웃기는 장면으로 보여 준다.
이 책이 말하는 것 주제
- 집념은 사람을 위대하게도, 파멸하게도 한다. 에이해브의 복수심은 선원 전부를 끝까지 끌고 간다.
- 낯선 사람은 생각보다 가깝다. 무섭게만 보였던 퀴퀘그가 이슈메일의 가장 좋은 친구가 되고, 그의 관이 이슈메일을 살린다.
- 바다는 사람의 뜻대로 되지 않는다. 흰 고래는 끝내 무엇인지 설명되지 않은 채 바다로 사라진다.
그 시대와 오늘
19세기 중반 미국에서 고래잡이는 큰 산업이었다. 고래 기름으로 등불을 밝히고 기계에 기름을 쳤다. 배는 몇 년씩 바다를 떠돌았고, 선원들은 세계 곳곳에서 모인 여러 인종의 사람들이었다. 멜빌 자신도 스물한 살에 포경선을 탔다가 남태평양 섬에서 배를 버리고 달아났다. 1851년에 낸 이 소설은 거의 팔리지 않았고, 그는 뉴욕 세관 검사원으로 19년을 일하며 잊힌 작가로 살았다.
지금 우리에게도 흰 고래가 있다. 반드시 들어가야 할 회사, 반드시 넘어서야 할 사람, 반드시 갚아 주고 싶은 억울함. 그것을 쫓는 동안 하루하루는 버티게 되지만, 함께 배에 탄 사람들의 얼굴은 잘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어느 날 숨이 막혀 이슈메일처럼 어디로든 떠나고 싶어진다.
이 책은 길고 엉뚱하다. 고래 뼈의 길이를 재는 장이 있고, 고래 그림을 평가하는 장도 있다. 그런데 그 느린 바다 위에서 에이해브의 집념과 이슈메일의 호기심이 나란히 흘러간다. 둘 중 누가 살아남는지는 이미 알지만, 마지막 사흘의 추격 장면은 몇 번을 읽어도 숨을 참게 된다.
나는 무엇을 ‘흰 고래’처럼 쫓고 있고, 그사이 무엇을 놓치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