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인 에어
샬럿 브론테 · Jane Eyre · 1847
다른 이름: 제인에어
외워 둘 한 줄 명문장 원문 · 영어 · 구절을 누르면 소리와 뜻이 나옵니다
왜 외워 둘 만할까가난한 가정교사 제인이 신분도 재산도 한참 위인 로체스터 앞에서 처음으로 마음을 다 말하는 장면입니다. 누군가의 눈치 속에 작아져 있던 날, 소리 내어 읽으면 등이 펴지는 문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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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새가 아니에요. 어떤 그물도 나를 붙잡지 못해요. 나는 스스로 뜻을 정하는 자유로운 사람이에요.
제23장. 로체스터에게 하는 말 · 번역: 고전 서가
단어 풀이
| 원문 | 발음 | 뜻 |
|---|---|---|
| 아이 앰 노 버드 | 나는 새가 아니다 | |
| 앤 노 넷 인스네어즈 미 | 어떤 그물도 나를 옭아매지 못한다 | |
| 아이 앰 어 프리 휴먼 비잉 | 나는 자유로운 인간이다 | |
| 위드 언 인디펜던트 윌 | 독립된 의지를 가진 |
will은 ‘~할 것이다’로 먼저 배우지만, 명사로는 ‘의지’. Where there's a will, there's a way(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의 그 will입니다.
There was no possibility of taking a walk that day.
그날은 산책을 나갈 수가 없었다.
제1장 첫 문장 · 번역: 고전 서가
이런 날 펼쳐 보세요
- 어릴 때 받은 차별이나 구박이 문득 떠올라 마음이 시린 날
-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도 나를 잃고 싶지 않은 날
- 가진 것도 배경도 없이 혼자 길을 찾아야 하는 날
읽기 전에 알아 두면 쉬운 말 그 시대, 그곳의 사정
- 가정교사
- 부잣집에 들어가 살며 아이들을 가르치던 여성. 하인보다는 높고 가족보다는 낮은 애매한 자리라, 식사도 혼자 할 때가 많았다. 교육받았지만 재산이 없는 여성이 가질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일이었다.
- 자선 학교
- 가난한 집이나 고아 소녀들을 기부금으로 가르치던 기숙학교. 운영자가 돈을 아끼느라 음식과 난방이 형편없는 곳이 많았고, 전염병이 돌기도 했다.
- 이혼할 수 없던 시대
- 당시 영국에서는 아내가 정신병을 앓는다는 이유로 이혼할 수 없었다. 로체스터가 아내가 있다는 것을 숨긴 채 결혼하려 한 데에는 이런 사정이 있다.
- 커러 벨
- 샬럿 브론테가 쓴 남자 같은 필명. 동생 에밀리와 앤도 엘리스 벨, 액턴 벨이라는 이름으로 소설을 냈다. 여자가 쓴 글은 다르게 평가받던 시절이었다.
줄거리 장별로 쉽게 · 전 38장, 제인이 머문 곳 기준
노란 밑줄은 이야기의 고비가 되는 대목입니다.
- 1~4장게이츠헤드고아 제인은 외숙모 리드 부인의 집에서 자란다. 사촌 존은 그녀를 책으로 때리고, 하인들조차 제인을 얹혀사는 아이로 대한다. 존에게 대들었다는 이유로 제인은 외삼촌이 숨을 거둔 ‘붉은 방’에 갇히고, 거울 속 자기 모습과 어둠에 겁에 질려 정신을 잃는다. 열 살의 제인은 결국 외숙모에게 외친다. 나는 당신을 싫어한다고, 당신은 내게 거짓말쟁이라 했지만 거짓말쟁이는 당신이라고. 그 말을 쏟아 낸 순간, 제인은 태어나 처음으로 자유를 느낀다. 외숙모는 제인을 멀리 기숙학교로 보내 버린다.
- 5~10장로우드자선 학교 로우드는 춥고 배고프고 엄했다. 학교를 맡은 브로클허스트 목사는 아이들에게 검소함을 가르친다며 탄 죽을 먹이고, 제인을 의자 위에 세워 거짓말쟁이라고 망신을 준다. 그날 제인 곁에 다가와 빵을 나눠 준 친구가 헬렌 번스였다. 헬렌은 어떤 벌도 묵묵히 견디며, 미워하지 않는 쪽이 더 강하다고 말한다. 봄이 되자 학교에 열병이 돌고, 폐병을 앓던 헬렌은 제인을 꼭 안은 채 잠들어 다시 깨어나지 않는다. 제인은 헬렌에게서 참는 법을 배우지만, 자기를 굽히는 법은 끝내 배우지 않는다. 학생으로 6년, 교사로 2년을 보낸 뒤 그녀는 신문에 광고를 내 가정교사 자리를 구한다.
- 11~27장손필드손필드 저택에서 제인은 주인 로체스터가 맡아 키우는 프랑스 소녀 아델을 가르친다. 로체스터는 잘생기지도 상냥하지도 않지만, 제인을 하인이 아니라 대화 상대로 대한다. 밤마다 다락에서 들리는 이상한 웃음소리, 불이 붙은 로체스터의 침대 같은 수상한 일이 이어지는 가운데 두 사람은 서로에게 끌린다. 로체스터는 신분 높은 아가씨와 결혼할 것처럼 굴다가 마침내 제인에게 청혼한다. 그런데 결혼식 날, 한 남자가 나타나 로체스터에게 이미 아내가 있다고 밝힌다. 정신병을 앓는 아내 버사가 다락방에 갇혀 있었던 것이다. 로체스터는 함께 떠나자고 애원하지만, 제인은 새벽에 아무것도 가지지 않고 저택을 나선다.
- 28~35장무어 하우스가진 돈을 마차 삯으로 다 쓴 제인은 낯선 황무지에 내려 사흘을 굶으며 헤맨다. 빵 한 조각을 구걸하다 거절당하고, 비 오는 밤 불빛이 새는 집 문 앞에 쓰러진 그녀를 목사 세인트 존과 두 누이가 거둔다. 알고 보니 그들은 제인의 사촌이었고, 먼 삼촌이 남긴 큰 유산이 제인에게 돌아온다. 제인은 그 돈을 네 사람이 똑같이 나눈다. 처음으로 가족이 생긴 것이다. 세인트 존은 인도에 선교사로 가며 제인에게 아내로 함께 가자고 한다. 사랑해서가 아니라 쓸모 있는 동역자이기 때문이다. 제인이 거의 고개를 끄덕이려던 밤, 어디선가 자기 이름을 부르는 로체스터의 목소리가 들린다.
- 36~38장다시 손필드손필드로 돌아가 보니 저택은 검게 탄 벽만 남아 있었다. 버사가 불을 지르고 지붕에서 떨어져 숨졌고, 그녀를 구하려던 로체스터는 한쪽 손과 시력을 잃었다. 제인은 숲속 외딴집에 숨어 사는 그를 찾아간다. 이번에는 돈이 있고, 가족이 있고, 누구에게도 기댈 필요가 없는 사람으로. 그래서 제인은 이번에는 스스로 그의 곁을 고른다. 마지막 장은 이렇게 시작한다. 독자여, 나는 그와 결혼했다.
가장 오래 남는 장면
새벽의 손필드를 떠나며
결혼식이 무너진 날 밤, 로체스터는 제인에게 매달린다. 남프랑스의 하얀 별장으로 함께 가자고, 아무도 우리를 모르는 곳에서 살자고. 제인은 그를 사랑한다. 세상에 그만큼 사랑한 사람은 없었다. 하지만 그녀는 누군가의 정부로 사는 것은 자신을 잃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새벽, 제인은 지갑에 든 돈 몇 푼과 작은 꾸러미 하나만 들고 소리 없이 계단을 내려온다. 그의 방 앞을 지나며 걸음이 멈추지만, 문을 열지 않는다. 사랑하는 마음과 나를 지키는 마음이 부딪친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 계단에서 제인과 함께 숨을 죽이게 된다.
이 책이 말하는 것 주제
- 가난해도 마음은 작지 않다. “내가 가난하고 보잘것없다고 해서 영혼도 마음도 없는 줄 아세요?” 제인은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도 자신을 낮추지 않는다.
- 사랑과 자존을 함께 지키기는 어렵다. 제인은 사랑 때문에 남지도, 의무 때문에 떠나지도 않는다. 둘 다 지킬 수 있을 때 돌아간다.
- 어린 시절의 상처가 한 사람을 만든다. 붉은 방에 갇혔던 아이가 스스로 삶을 고르는 어른이 된다.
그 시대와 오늘
19세기 영국에서 교육받았지만 재산이 없는 여성이 할 수 있는 일은 가정교사 정도였다. 샬럿 브론테도 가정교사로 일하며 남의 집 아이들 틈에서 외로운 시간을 보냈다. 어린 시절 다닌 기숙학교의 열악한 환경 속에서 두 언니는 병을 얻어 세상을 떠났다. 1847년 그녀는 커러 벨이라는 이름으로 이 소설을 냈고, 책은 나오자마자 런던에서 화제가 되었다.
지금도 많은 사람이 애매한 자리에서 일한다. 정규직과 같은 일을 하지만 같은 대접은 받지 못하는 자리, 가족 행사에서 늘 한 발 물러서 있는 자리. 어린 시절 들었던 모진 말이 어른이 된 뒤에도 불쑥 떠오르기도 한다. 그리고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그 사람에게 맞추느라 나를 지워 버리기 쉽다.
제인은 작고, 가난하고, 예쁘지 않다고 스스로 말한다. 그런데도 그녀는 누구 앞에서도 자기 목소리를 낮추지 않는다. 구박받던 아이가 자라 자기 삶을 스스로 고르는 데까지, 이 소설은 한 걸음도 건너뛰지 않고 따라간다. 첫 장에서 붉은 방에 갇힌 아이를 만나면, 마지막 장까지 그 손을 놓지 못한다.
나는 어떤 관계에서도 놓지 않고 싶은 ‘나’가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