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 · 수양KDC 199

채근담

홍자성 (홍응명) · 명나라 말

다른 이름: 채근담 명언

외워 둘 한 줄 명문장 원문 · 한문 · 구절을 누르면 소리와 뜻이 나옵니다

왜 외워 둘 만할까명나라 말의 선비 홍자성이 남긴 짧은 글 모음입니다. 한 발 물러서면 지는 것 같아 억울한 날, 그 한 걸음이 다음 걸음의 바탕이 된다고 담담하게 말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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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절을 하나 눌러 보세요.

세상을 살아갈 때 한 걸음 양보하는 것이 높은 것이니, 물러섬이 곧 나아감의 바탕이다. 사람을 대할 때 조금 너그러운 것이 복이니, 남을 이롭게 함이 실은 나를 이롭게 하는 뿌리다.

전집 제17장 · 번역: 고전 서가

한문은 우리 한자음으로 읽어 줍니다. 괄호 안은 지금 중국어 발음입니다.

단어 풀이

원문발음뜻
처세양일보위고 (chǔ shì ràng yí bù wéi gāo)세상을 살 때 한 걸음 양보함이 높은 것이니
퇴보즉진보적장본 (tuì bù jí jìn bù de zhāng běn)물러섬이 곧 나아감의 바탕이다
대인관일분시복 (dài rén kuān yì fēn shì fú)사람을 대할 때 조금 너그러움이 복이니
이인실리기적근기 (lì rén shí lì jǐ de gēn jī)남을 이롭게 함이 실은 나를 이롭게 하는 뿌리다
한 줄 팁

的(적)은 지금 중국어에서 ‘~의’로 가장 많이 쓰는 글자입니다. 명나라 때 글이라 옛 한문 사이에 그 시절 입말이 섞여 있습니다. 處世(처세), 進步(진보)도 지금 우리가 쓰는 말 그대로입니다.

이런 날 펼쳐 보세요

  • 끼어든 차나 단톡방 한마디에 하루 종일 마음이 상한 날
  • 원칙을 지키다 손해만 보는 것 같은 날
  • 잠들기 전 짧고 단단한 문장 하나가 필요한 날

읽기 전에 알아 두면 쉬운 말 그 시대, 그곳의 사정

채근(菜根)
나물 뿌리. 거친 음식을 견딜 줄 아는 사람이 큰일을 한다는 옛말에서 책 이름이 나왔다고 전한다.
명나라 말
16~17세기, 환관의 전횡과 당파 싸움으로 조정이 어지럽던 시기. 바른 선비가 벼슬에서 밀려나는 일이 잦았다.
전집과 후집
전집은 세상 속에서 사람과 어울려 사는 법, 후집은 세상에서 물러나 자연 속에서 마음을 쉬는 법을 주로 다룬다.
유불도
유교·불교·도교. 명나라 말 선비들은 셋을 함께 익히곤 했고, 『채근담』에는 세 가르침이 고루 섞여 있다.

핵심 내용 편별로 쉽게 · 전집 225장 · 후집 134장 중에서

노란 밑줄은 이야기의 고비가 되는 대목입니다.

  1. 전집 앞부분벼슬길에서 지키는 마음『채근담』은 명나라 말 홍자성이 남긴 짧은 글 360여 편의 모음이다. 전집은 주로 세상 속에서 사람들과 부대끼며 사는 법을 말한다. 그 무렵 명나라 조정은 환관과 당파 싸움으로 어지러웠고, 바르게 살려는 선비일수록 곤란을 겪었다. 홍자성은 첫머리에서 도덕을 지키는 사람은 한때 쓸쓸하지만, 권세에 기대는 사람은 영원히 처량하다고 썼다. 한때의 쓸쓸함을 받아들일지언정, 영원한 처량함을 택하지 말라. 원칙을 지키다 손해 보는 것 같은 날 이 첫 장이 단단하게 받쳐 준다.
  2. 전집 중간한 걸음 물러서기사람을 대하는 글이 가장 많다. 좁은 길에서는 한 걸음 물러서 남이 먼저 가게 하고, 맛있는 음식은 조금 덜어 남에게 맛보게 하라는 구절이 있다. 외워 둘 한 줄로 고른 17장도 여기 있다. 홍자성은 양보를 약함이 아니라 높음이라고 부른다. 물러섬이 곧 나아감의 바탕이다. 남의 작은 허물을 꾸짖지 않고, 남의 숨은 사정을 들추지 않고, 남의 지난 잘못을 마음에 담아 두지 않으면 덕을 기르고 해를 멀리할 수 있다고도 했다. 회사와 가족 사이에서 매일 부딪히는 사람에게 실용서처럼 읽힌다.
  3. 전집 뒷부분역경이 약이 된다홍자성은 어려운 처지를 나쁘게만 보지 않았다. 역경 속에 있을 때는 몸 둘레가 모두 침과 약이어서 저도 모르게 행실이 닦이고, 순탄할 때는 눈앞이 모두 칼과 창이어서 살이 녹고 뼈가 깎여도 모른다고 썼다. 괴로운 날들이 나를 다듬고, 편한 날들이 나를 무르게 한다. 그래서 그는 일이 잘 풀릴 때 조심하고, 막혔을 때 마음을 놓으라고 한다. 계속 일이 꼬이는 사람에게 이 뒤집힌 시선은 숨 쉴 틈이 된다.
  4. 후집산과 물로 물러나 쉬기후집은 세상일에서 한발 떨어져 자연 속에서 마음을 쉬는 글이다. 창을 열면 바람이 들고, 꽃이 피고 지고, 구름이 일고 흩어진다. 홍자성은 권세와 명예를 놓아 버린 자리에서야 보이는 작은 즐거움들을 적었다. 마음이 비면 바람과 달이 저절로 찾아온다. 이 무렵 유교와 불교와 도교를 함께 익히는 것이 선비들 사이에 흔했고, 『채근담』에는 세 가르침이 한 문장 안에 섞여 있다. 퇴근길에 한 장씩 읽기 좋은 길이다.

가장 오래 남는 장면

좁은 길에서 비켜서기

홍자성은 이런 장면을 그린다. 좁은 길에서 마주친 두 사람. 한쪽이 한 걸음 물러서 길을 내준다. 맛있는 음식이 있으면 세 몫 가운데 한 몫을 덜어 남에게 맛보게 한다. 그는 이것이 세상을 사는 가장 안락한 방법이라고 적었다. 대단한 결심도, 긴 수양도 필요 없는 일. 다만 오늘 출근길 좁은 골목에서 한 번 비켜설 수 있느냐의 문제다. 400년 전 문장이 이렇게 가까이 있다.

이 책이 말하는 것 주제

  1. 물러섬은 지는 것이 아니다. 한 걸음 양보하는 것이 오히려 길을 넓힌다고 홍자성은 말한다.
  2. 좋을 때 조심하고, 어려울 때 마음을 놓는다. 역경은 사람을 다듬고 순경은 사람을 무르게 한다.
  3. 작은 즐거움을 알아보는 눈. 세상의 이름을 내려놓은 자리에서 바람과 꽃이 보인다.

그 시대와 오늘

홍자성은 명나라 말 만력 연간의 선비로, 본명은 홍응명이라 전한다. 그의 삶은 자세히 남아 있지 않다. 책 이름 ‘채근’은 송나라 사람 왕신민의 말, ‘사람이 늘 나물 뿌리를 씹을 수 있다면 무슨 일이든 해낼 수 있다’에서 왔다고 한다. 거친 음식을 견딜 줄 아는 사람이 큰일도 한다는 뜻이다. 중국보다 오히려 일본과 조선에서 오래 사랑받았다.

지금 우리는 한 발 물러서면 손해라고 배우며 자란다. 운전대를 잡으면 끼어드는 차에 화가 나고, 회의에서는 내 의견이 묻힐까 목소리를 높이고, 단톡방의 한마디에 밤새 마음이 상한다. 지기 싫은 마음이 하루를 다 써 버린다.

『채근담』의 문장은 짧고, 설교하지 않는다. 그저 좁은 길에서 한 걸음 비켜서 보라고, 그 한 걸음이 생각보다 넓은 자리를 만든다고 말한다. 한 장이 서너 줄이라 어디를 펼쳐도 된다. 오늘 밤 한 장, 내일 아침 한 장이면 충분하다.

오늘 하루, 한 걸음 물러섰다면 무엇이 달라졌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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