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형의 집
헨리크 입센 · Et dukkehjem · 1879
다른 이름: 인형의집 · 노라
외워 둘 한 줄 명문장 원문 · 노르웨이어 · 구절을 누르면 소리와 뜻이 나옵니다
왜 외워 둘 만할까남편이 ‘당신은 무엇보다 먼저 아내이고 어머니’라고 말하자 노라는 이렇게 답하고 문을 나섭니다. 엄마, 딸, 며느리, 팀원… 역할 이름으로만 불리다 내 이름을 잊은 것 같은 날 떠오르는 대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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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무엇보다 먼저 한 사람의 인간이라고 생각해요. 당신과 똑같이요.
제3막. 집을 떠나기 전 노라가 남편 헬메르에게 · 번역: 고전 서가
단어 풀이
| 원문 | 발음 | 뜻 |
|---|---|---|
| 예이 트로르 | 나는 생각한다 | |
| 아트 예이 에르 | 내가 ~라고 | |
| 푀르스트 오 프렘스트 | 무엇보다 먼저 | |
| 에트 메네스케 | 한 사람의 인간 | |
| 리게소벨 솜 두 | 당신과 똑같이 |
menneske(메네스케)는 ‘사람’. 독일어 Mensch, 영어 man과 뿌리가 같습니다.
Gem juletræet godt, Helene. Børnene må endelig ikke få se det før iaften, når det er pyntet.
트리를 잘 숨겨 둬요, 헬레네. 오늘 저녁 장식을 다 하기 전에는 아이들이 절대 보면 안 돼요.
제1막 노라의 첫 대사 · 번역: 고전 서가
이런 날 펼쳐 보세요
- 가족을 위해 한 일을 아무도 모르고, 말할 수도 없는 날
- 누구의 엄마, 누구의 아내, 누구의 딸로만 불리다 내 이름이 낯선 날
- 가장 가까운 사람이 나를 동등한 사람으로 보지 않는다고 느낀 날
읽기 전에 알아 두면 쉬운 말 그 시대, 그곳의 사정
- 아내의 서명
- 19세기 노르웨이에서 결혼한 여성은 남편의 허락 없이 돈을 빌릴 수 없었다. 노라는 보증인으로 아버지의 서명이 필요했고, 아버지가 이미 세상을 떠난 뒤에 그 서명을 직접 썼다.
- 차용증 위조
- 남의 이름으로 서명을 꾸며 쓰는 것은 큰 범죄였다. 크로그스타드가 노라를 쥐고 흔들 수 있었던 것도 그 날짜가 아버지가 죽은 뒤였다는 사실 때문이다.
- 은행 지점장
- 헬메르는 새해부터 은행장이 되는 참이었다. 이 자리는 집안의 형편과 명예가 함께 걸린 것이어서, 그는 자기 평판에 흠이 갈까 무엇보다 두려워했다.
- 타란텔라
- 이탈리아 남부의 빠르고 격렬한 춤. 노라는 이 춤 연습을 핑계로 남편이 우편함을 열지 못하게 시간을 끈다.
줄거리 장별로 쉽게 · 전 3막
노란 밑줄은 이야기의 고비가 되는 대목입니다.
- 1막크리스마스이브의 비밀크리스마스이브, 노라는 선물 꾸러미를 안고 들뜬 얼굴로 집에 들어온다. 남편 헬메르는 새해부터 은행장이 되고, 그는 아내를 ‘종달새’, ‘다람쥐’라 부르며 돈 쓸 줄만 아는 귀여운 아이처럼 대한다. 노라는 남편이 먹지 말라던 마카롱을 몰래 먹는다. 그런데 그녀에게는 큰 비밀이 있다. 몇 년 전 남편이 큰 병에 걸렸을 때, 남쪽 나라로 요양 갈 돈을 몰래 빌렸고, 그때 보증인인 아버지의 서명을 직접 써넣었다. 그 뒤로 노라는 바느질과 필사로 밤을 새우며 혼자 빚을 갚아 왔다. 그 돈을 빌려준 사람이 바로 남편의 은행에서 해고될 처지인 크로그스타드였다.
- 2막기다리는 기적크로그스타드는 자기를 해고하지 못하게 하지 않으면 모든 것을 남편에게 알리겠다고 노라를 위협한다. 노라는 남편에게 그를 해고하지 말아 달라고 애원하지만, 헬메르는 아내의 말을 듣는 남자로 보일까 봐 오히려 서둘러 해고 통지를 보낸다. 크로그스타드는 사실을 적은 편지를 집 우편함에 넣는다. 노라는 일이 터지면 남편이 모든 잘못을 대신 짊어지겠다고 나설 것이라 믿는다. 그녀는 그 일을 ‘기적’이라 부르며, 기다리면서도 두려워한다. 남편이 편지를 읽지 못하도록, 노라는 타란텔라 춤을 미친 듯이 추며 밤을 붙든다.
- 3막닫히는 문파티에서 돌아온 헬메르가 마침내 편지를 읽는다. 그는 아내가 자기 인생을 망쳤다며, 이제 아이들을 키울 자격도 없다고 퍼붓는다. 노라가 기다리던 기적은 일어나지 않는다. 그때 마음을 바꾼 크로그스타드가 차용증을 돌려보내고, 헬메르는 언제 그랬냐는 듯 “나는 살았다”며 다 용서했다고 말한다. 노라는 조용히 옷을 갈아입고 남편과 처음으로 마주 앉는다. 8년 결혼 생활에서 둘이 진지하게 이야기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고. 그녀는 열쇠를 내려놓고 집을 나가며, 문을 닫는다. 아래층에서 대문이 쾅 닫히는 소리가 들리며 막이 내린다.
가장 오래 남는 장면
처음 마주 앉은 밤
모든 일이 지나간 한밤, 헬메르는 이제 다 끝났다며 아내를 다시 귀여운 종달새로 부르려 한다. 그런데 노라는 잠옷이 아니라 평상복을 입고 나타나 말한다. 앉아요, 우리 이야기할 게 많아요. 남편은 어리둥절하다. 노라는 차분하게 말을 잇는다. 결혼하고 8년 동안 우리가 진지한 일을 두고 진지하게 이야기한 적이 있었느냐고. 처음에는 아버지의 인형이었고, 그다음에는 당신의 인형이었다고. 한 번도 소리 지르지 않는 이 대화가, 연극 전체에서 가장 큰 소리로 들린다. 하고 싶은 말을 오래 삼켜 온 사람이라면, 노라가 앉으라고 말하는 그 첫 마디에서 숨을 멈추게 된다.
이 책이 말하는 것 주제
- 사랑받는 것과 존중받는 것은 다르다. 헬메르는 노라를 아꼈지만 한 번도 대등한 사람으로 대하지 않았다.
- 위기는 관계의 진짜 모습을 드러낸다. 노라가 기다린 ‘기적’은 오지 않았고, 그 대신 남편의 민낯이 왔다.
- 나를 찾는 일은 문을 닫는 데서 시작되기도 한다. 노라가 닫은 문소리는 당시 유럽 전체를 흔든 소리로 불렸다.
그 시대와 오늘
1879년 크리스마스 무렵 코펜하겐 왕립극장에서 이 연극이 처음 올랐을 때, 관객들은 마지막에 문이 닫히는 소리에 충격을 받았다. 아내가 남편과 아이들을 두고 집을 나간다는 결말은 당시로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독일에서 노라를 맡기로 한 배우는 ‘나라면 아이들을 두고 떠나지 않는다’며 결말을 바꿔 달라고 했고, 입센은 마지못해 노라가 아이들 방 앞에서 주저앉는 다른 결말을 써 주었다. 그는 그 결말을 두고두고 후회했다.
지금은 누구도 아내에게 돈 빌릴 자격이 없다고 말하지 않는다. 그래도 맞벌이를 하면서 집안일과 아이 돌봄은 여전히 한쪽에 기울어 있고, 명절이면 누구는 부엌에, 누구는 거실에 있다. 가족을 위해 버텨 온 일은 말하지 않으면 아무도 모르고, 말하면 생색처럼 들릴까 봐 삼킨다. 엄마, 아내, 딸, 며느리라는 이름 사이에서 내 이름은 점점 작아진다.
노라는 남편을 미워해서 떠난 것이 아니다. 자기가 누구인지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에 떠났다. 입센은 노라에게 정답을 쥐여 주지 않았지만, 그녀가 자기 목소리로 처음 말하는 순간을 끝까지 지켜 주었다. 140여 년 동안 이 연극이 쉬지 않고 무대에 오르는 이유를, 그 닫히는 문소리를 들어 보면 알게 된다.
나는 가장 가까운 사람과 정말 대등하게 이야기하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