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어 · 철학 소설KDC 860

캉디드

볼테르 · Candide, ou l'Optimisme · 1759

다른 이름: 깡디드

외워 둘 한 줄 명문장 원문 · 프랑스어 · 구절을 누르면 소리와 뜻이 나옵니다

왜 외워 둘 만할까온갖 불행을 겪은 캉디드가 ‘모든 것은 최선’이라는 스승의 말에 마지막으로 하는 대답입니다. 거창한 이론보다 오늘 내 손이 닿는 일부터 하자는 이 말은, 세상일에 지쳐 힘이 빠진 날 가장 쓸모 있는 한 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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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 잘하셨습니다.” 캉디드가 대답했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 밭을 가꾸어야 합니다.”

제30장 마지막 문장 · 번역: 고전 서가

단어 풀이

원문발음뜻
슬라 에 비앵 디말씀 잘하셨습니다
레퐁디 캉디드캉디드가 대답했다
메 일 포하지만 ~해야 합니다
퀼티베가꾸다
노트르 자르댕우리의 밭을
한 줄 팁

il faut(일 포)는 ‘~해야 한다’로, 프랑스어에서 가장 자주 쓰는 표현 가운데 하나입니다. cultiver는 영어 cultivate, culture(문화)와 뿌리가 같습니다. 밭을 가꾸는 일이 곧 문화의 시작이었던 셈입니다.

이런 날 펼쳐 보세요

  • ‘다 잘될 거야’라는 말이 오히려 공허하게 들리는 날
  • 세상의 큰 문제 앞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느끼는 날
  • 찾아 헤매던 것을 얻었는데 생각보다 기쁘지 않은 날

읽기 전에 알아 두면 쉬운 말 그 시대, 그곳의 사정

낙관주의
독일 철학자 라이프니츠의 생각을 따른 말로, 신이 만든 이 세상은 있을 수 있는 세상 가운데 가장 좋은 세상이라는 믿음. 볼테르는 이 말을 그대로 따라 하는 스승 팡글로스를 내세워 통쾌하게 비튼다.
리스본 대지진
1755년 11월 1일, 많은 사람이 성당에 모인 축일 아침에 포르투갈 리스본을 덮친 지진. 이어진 해일과 불로 수만 명이 죽었고, 유럽 사람들은 이것도 신의 뜻이냐고 묻기 시작했다.
종교 재판 화형식
이단으로 몰린 사람들을 사람들 앞에서 벌하던 의식. 소설에서 리스본 사람들은 또 지진이 나지 않게 하려고 몇 사람을 불태우기로 한다.
엘도라도
남아메리카 어딘가에 있다고 믿었던 황금의 나라. 많은 탐험가가 찾아 나섰지만 아무도 찾지 못했다. 볼테르는 이 나라를 다툼도 감옥도 없는 곳으로 그렸다.

줄거리 장별로 쉽게 · 전 30장

노란 밑줄은 이야기의 고비가 되는 대목입니다.

  1. 1~6장가장 좋은 세상?독일 베스트팔렌의 남작 성에서 자란 순진한 청년 캉디드는 스승 팡글로스에게 이 세상은 있을 수 있는 모든 세상 가운데 가장 좋은 세상이라고 배운다. 코가 있는 것은 안경을 쓰기 위해서라는 식의 설명이다. 그런데 남작의 딸 퀴네공드와 병풍 뒤에서 입을 맞췄다가 발길질을 당하며 성에서 쫓겨난다. 그는 끌려가듯 군대에 들어가 매를 맞고, 전쟁터에서 불타는 마을을 지나, 굶주린 채 네덜란드와 포르투갈까지 떠돈다. 리스본에 닿은 날 대지진이 도시를 무너뜨린다. 살아남은 사람들은 또 지진이 나지 않게 하겠다며, 팡글로스를 목매달고 캉디드를 매질하는 의식을 연다. 그래도 팡글로스는 모든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었다.
  2. 7~16장신대륙으로매를 맞고 쓰러진 캉디드를 한 노파가 돌봐 준다. 그녀를 보낸 사람은 죽은 줄 알았던 퀴네공드였다. 둘은 겨우 다시 만나지만 퀴네공드는 부자와 종교 재판관 사이에 붙잡혀 있었고, 캉디드는 얼떨결에 두 사람을 해치고 함께 도망친다. 노파는 교황의 딸로 태어나 해적에게 끌려가고 팔려 다닌 자기 생을 들려주며, 세상에 불행하지 않은 사람이 있다면 찾아보라고 말한다. 배 안의 누구에게 물어도, 자기 삶을 한 번쯤 저주하지 않은 사람이 없었다. 남아메리카에 닿은 캉디드는 다시 쫓기는 몸이 되고, 가는 곳마다 탐욕과 폭력을 본다.
  3. 17~18장황금의 나라충실한 하인 카캄보와 함께 강을 따라 떠내려가던 캉디드는 깊은 산속의 나라 엘도라도에 닿는다. 그곳에서는 금과 보석이 길가의 돌처럼 흔해서 아이들이 공기놀이를 하고, 여관 밥값을 내려 하자 사람들이 웃는다. 다툼도 감옥도 법정도 없고, 사람들은 신에게 무엇을 빌지 않고 감사만 한다. 세상에서 가장 좋은 곳을 찾은 셈이다. 그런데 캉디드는 퀴네공드를 찾겠다며, 그리고 바깥 세상에서 부자로 살고 싶다며 그곳을 떠난다. 그는 금과 보석을 실은 붉은 양 100마리를 끌고 다시 산을 넘는다.
  4. 19~29장잃고, 떠돌고산을 내려오자마자 양들은 하나둘 쓰러지고, 보석은 사기꾼들에게 털린다. 남아메리카의 한 농장 앞에서 캉디드는 한 손과 한 다리를 잃은 노예를 만난다. 사탕수수 공장에서 일하다 다치면 그렇게 잘린다고, 유럽 사람들이 설탕을 먹는 값이 이것이라고 노예는 말한다. 캉디드는 그 자리에서 처음으로 울며, 팡글로스의 낙관을 버린다. 그 뒤 그는 무엇이든 나쁘게 보는 철학자 마르탱과 함께 파리와 베네치아를 떠돈다. 마침내 콘스탄티노플 근처에서 다시 만난 퀴네공드는 고생 끝에 늙고 얼굴이 거칠어져 있었지만, 그는 약속대로 그녀와 결혼한다.
  5. 30장우리 밭모두가 작은 농장에 모여 살게 되지만 지루함과 말다툼은 끝이 없다. 팡글로스는 여전히 철학을 늘어놓고, 마르탱은 여전히 세상을 비웃는다. 어느 날 그들은 근처에 사는 늙은 농부를 만난다. 그는 수도에서 누가 권력을 잡고 누가 처형되었는지 관심도 없다고 말한다. 대신 자식들과 함께 밭을 가꾸고, 직접 기른 과일로 손님을 대접한다. 일은 지루함과 나쁜 버릇과 가난, 세 가지를 멀리해 준다는 것이다. 그날부터 모두 각자 할 수 있는 일을 맡는다. 퀴네공드는 과자를 굽고, 노파는 빨래를 한다. 팡글로스가 이 모든 일이 결국 최선이었다고 또 늘어놓자, 캉디드는 말한다. 좋은 말씀입니다, 하지만 우리 밭을 가꾸어야 합니다.

가장 오래 남는 장면

설탕의 값

수리남의 길가에 한 흑인 노예가 누워 있다. 입은 것은 짧은 바지 한 장, 왼쪽 다리와 오른쪽 손이 없다. 캉디드가 어쩌다 이렇게 되었느냐고 묻자 그는 담담하게 말한다. 사탕수수를 갈다가 손가락이 기계에 끼면 손을 자르고, 도망치다 잡히면 다리를 자른다고. 그리고 덧붙인다. 유럽에서 여러분이 설탕을 먹는 값이 이것이라고. 내내 웃으며 읽던 독자는 이 대목에서 웃음을 멈춘다. 볼테르는 농담처럼 이야기를 끌고 가다가, 이렇게 한 번씩 우리가 매일 쓰는 물건 뒤의 얼굴을 보여 준다.

이 책이 말하는 것 주제

  1. 듣기 좋은 낙관은 현실을 가린다. “모든 것이 최선”이라는 팡글로스의 말은 지진 앞에서도, 전쟁 앞에서도 멈추지 않는다.
  2. 완벽한 곳보다 내가 가꿀 곳 캉디드는 엘도라도를 떠나고, 결국 작은 밭에서 답을 찾는다.
  3. 웃음은 날카로운 비판이 된다. 볼테르는 짧고 빠른 문장으로 전쟁과 종교 재판과 노예제를 비웃는다.

그 시대와 오늘

1755년 포르투갈 리스본에 큰 지진이 나서 도시가 무너지고 수만 명이 죽었다. 당시 유럽에는 신이 만든 이 세상은 가장 좋은 세상이니 모든 일에는 이유가 있다는 생각이 널리 퍼져 있었다. 예순 살을 넘긴 볼테르는 그 말에 화가 났다. 그는 4년 뒤 이 짧은 소설을 이름을 숨긴 채 펴냈고, 책은 곧바로 금서가 되었지만 몰래 찍은 판이 쏟아지며 유럽 곳곳에서 읽혔다.

지금도 큰 사고나 재난이 날 때마다 ‘다 잘될 거야’, ‘다 이유가 있어서 일어난 일이야’라는 말이 오간다. 듣기 좋은 말인데, 정작 힘든 사람에게는 귀를 막는 말처럼 들리기도 한다. 반대로 뉴스를 보다 보면 세상이 다 썩었다는 생각에 아무것도 하기 싫어진다. 원하던 것을 얻고 나서도 이상하게 허전한 날이 있다.

캉디드는 낙관도 비관도 아닌 곳에서 멈춘다. 거창한 설명 대신 오늘 할 수 있는 일을 하자는 것이다. 황금의 나라까지 갔다 온 사람이 결국 고른 것이 작은 밭 한 뙈기라는 결말은, 그래서 허무하기보다 단단하다. 한 시간이면 다 읽는 이 짧은 소설은 웃다가 멈칫하고, 다시 웃다가 내 손이 닿는 곳을 돌아보게 만든다.

내가 오늘 가꿀 수 있는 ‘나의 밭’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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