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빈슨 크루소
대니얼 디포 · Robinson Crusoe · 1719
다른 이름: 로빈슨크루소
외워 둘 한 줄 명문장 원문 · 영어 · 구절을 누르면 소리와 뜻이 나옵니다
왜 외워 둘 만할까십수 년을 혼자 살던 섬에서 낯선 발자국 하나를 본 크루소는 며칠 밤을 잠들지 못합니다.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밤새 걱정하는 날, 이 문장을 떠올리면 걱정의 크기가 제자리로 돌아옵니다.
,
위험을 두려워하는 마음은, 눈앞에 드러난 위험 그 자체보다 만 배나 더 무섭다.
섬의 모래밭에서 사람 발자국을 본 뒤 · 번역: 고전 서가
단어 풀이
| 원문 | 발음 | 뜻 |
|---|---|---|
| 더스, 피어 오브 데인저 | 그러니 위험에 대한 두려움은 | |
| 이즈 텐 사우전드 타임즈 | 만 배나 | |
| 모어 테러파잉 | 더 무섭다 | |
| 댄 데인저 잇셀프 | 위험 그 자체보다 | |
| 웬 어패런트 투 디 아이즈 | 눈앞에 드러났을 때의 |
itself(잇셀프)는 ‘그 자체’. the book itself(책 그 자체)처럼 명사 뒤에 붙여 씁니다.
I was born in the year 1632, in the city of York, of a good family…
나는 1632년 요크에서 괜찮은 집안의 아들로 태어났다.
첫 문장 · 번역: 고전 서가
이런 날 펼쳐 보세요
- 혼자 사는 방에서 아무와도 말하지 않고 하루가 지나간 날
- 갑자기 모든 것이 무너져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날
-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밤새 걱정하느라 잠들지 못한 날
읽기 전에 알아 두면 쉬운 말 그 시대, 그곳의 사정
- 중간 신분
- 귀족도 노동자도 아닌, 장사나 전문직으로 사는 계층. 로빈슨의 아버지는 이 자리가 가장 편안하고 행복하다며 아들이 바다로 나가는 것을 말렸다.
- 브라질 농장
- 17세기 포르투갈 식민지 브라질에서는 사탕수수와 담배를 길러 큰돈을 벌었다. 그 일은 아프리카에서 끌려온 노예들의 노동에 기대고 있었다.
- 뗏목과 난파선
- 배가 부서져도 한동안은 암초에 걸린 채 남아 있었다. 로빈슨은 배가 완전히 가라앉기 전 열한 번이나 오가며 쓸 만한 것을 모조리 가져왔다.
- 알렉산더 셀커크
- 선장과 다투고 칠레 앞바다의 무인도에 스스로 남았다가 4년 넘게 홀로 살아 돌아온 스코틀랜드 선원. 그의 이야기는 당시 영국에서 화제가 되었다.
줄거리 장별로 쉽게 · 이야기 흐름 기준
노란 밑줄은 이야기의 고비가 되는 대목입니다.
- 집을 떠나다바다로1632년 영국 요크에서 태어난 로빈슨은 법률가가 되라는 아버지의 바람을 뒤로하고 열아홉 살에 몰래 배에 오른다. 첫 항해에서 폭풍을 만나 다시는 바다에 나가지 않겠다고 맹세하지만, 날씨가 개자 맹세도 잊는다. 이어 아프리카로 가던 배가 해적에게 붙잡혀 그는 노예로 2년을 산다. 작은 배를 훔쳐 탈출한 그는 브라질에 자리 잡고 농장 주인이 되어 살림을 일군다. 그런데 그는 여기서 멈추지 못한다. 농장에서 부릴 노예를 사 오려고 다시 아프리카로 떠난 배가 폭풍에 난파되고, 일행 가운데 그 혼자만 살아남아 이름 모를 섬의 해변으로 떠밀려 온다.
- 첫해섬에 집을 짓다맨몸으로 해변에 쓰러진 그의 손에는 칼 한 자루와 담뱃대 하나뿐이었다. 그는 암초에 걸린 배까지 헤엄쳐 가 뗏목을 엮고, 연장과 총과 화약, 빵과 럼주와 돛천을 실어 나른다. 산비탈 동굴 앞에 말뚝 울타리를 두 겹으로 치고 사다리로만 드나들 수 있는 집을 짓는다. 해변에 기둥을 세워 날마다 칼자국을 새기고, 일곱째 날마다 긴 자국을 내어 날짜를 센다. 그러다 무심코 털어 버린 자루 속 곡식 찌꺼기에서 보리 이삭이 돋아난다. 그는 그것을 기적이라 여기고, 이삭을 모아 몇 해에 걸쳐 밭을 늘려 간다.
- 홀로 견딘 세월기록과 기도섬에 온 지 아홉 달쯤 지났을 때 그는 열병에 걸려 죽을 고비를 넘긴다. 혼자 앓으며 그는 처음으로 배에서 가져온 성경을 펼친다. 몸이 낫자 그는 장부를 쓰듯 종이에 좋은 일과 나쁜 일을 나란히 적어 본다. 홀로 버려졌지만 살아 있다, 옷이 없지만 추운 곳이 아니다. 쓰고 보니, 나쁜 일 옆에는 언제나 감사할 일이 하나씩 있었다. 그는 염소를 길들이고, 흙으로 그릇을 빚고, 빵을 굽는다. 섬을 벗어나려고 큰 나무로 배를 만들었다가 바다까지 끌고 갈 수 없어 포기하기도 한다. 앵무새에게 말을 가르치자 앵무새는 그의 이름을 부르며 가엾은 로빈 크루소라고 말한다.
- 15년째모래 위의 발자국어느 날 해변을 걷던 그는 모래 위에 찍힌 맨발 자국 하나를 본다. 오랫동안 사람을 그리워했는데, 막상 사람의 흔적을 보자 그는 온몸이 얼어붙는다. 그는 집으로 달아나 며칠 밤을 잠들지 못하고, 울타리를 더 높이고, 염소 우리를 섬 여기저기로 나눈다. 기다리던 것이 두려운 것이 되는 데는 발자국 하나면 충분했다. 몇 해 뒤 그는 섬의 반대편 해변에서 사람들이 불을 피우고 무언가를 먹은 흔적을 발견한다. 이웃 섬의 부족이 이따금 포로를 데리고 이 섬에 건너온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 25년째 이후프라이데이, 그리고 귀향어느 날 끌려온 포로 한 사람이 도망쳐 그의 쪽으로 달려온다. 로빈슨은 쫓던 사람들을 물리치고 그를 구한다. 금요일에 만났다고 그를 ‘프라이데이’라 부르고 하인으로 삼는다. 로빈슨은 그를 가르치고 바꾸려 하지만, 프라이데이는 오히려 그의 하느님에 대해 날카로운 질문을 던져 그를 쩔쩔매게 만들기도 한다. 25년 만에 처음으로, 그에게 말을 건네는 사람이 생긴다. 몇 해 뒤 선원들의 반란으로 섬에 끌려온 영국인 선장을 도와 배를 되찾아 주고, 그는 그 배를 타고 28년 만에 섬을 떠난다. 고향에 돌아와 보니 부모는 이미 세상을 떠났고, 브라질 농장은 그사이 큰 재산이 되어 있었다.
가장 오래 남는 장면
좋은 일과 나쁜 일의 장부
열병에서 겨우 일어난 로빈슨은 종이를 반으로 접어 왼쪽에 나쁜 일을, 오른쪽에 좋은 일을 적는다. 나는 끔찍한 무인도에 던져졌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처럼 바다에 빠져 죽지 않았다. 나는 세상에서 떨어져 혼자다. 그러나 굶주리지 않았다. 나에게는 말을 나눌 사람이 없다. 그러나 배가 해안 가까이 떠밀려 와 필요한 것을 가져올 수 있었다. 장사꾼의 아들답게 그는 자기 처지를 결산한다. 막막한 날 노트에 두 칸을 그어 보는 사람이라면, 300년 전 이 장부가 낯설지 않다.
이 책이 말하는 것 주제
- 혼자서도 버틸 수 있지만, 혼자 살 수는 없다. 모든 것을 스스로 해낸 로빈슨도 발자국 하나에 무너지고, 프라이데이를 만나 비로소 말을 나눈다.
- 기록이 마음을 붙잡는다. 날짜를 새기고 일기를 쓰고 좋은 일과 나쁜 일을 나란히 적는 습관이 그를 버티게 한다.
- 그가 세운 섬은 그 시대의 거울이기도 하다. 로빈슨은 섬을 ‘내 왕국’이라 부르고 프라이데이를 하인으로 삼는다. 지금 읽으면 당시 영국인의 눈이 함께 보인다.
그 시대와 오늘
1719년 영국은 바다 건너 무역과 식민지로 부를 쌓던 나라였다. 혼자 힘으로 재산을 일군 상인과 모험가가 새로운 영웅이었고, 그 부의 상당 부분은 노예 무역에서 나왔다. 디포는 양말 장사와 벽돌 공장을 하다 여러 번 파산했고, 정부를 비꼬는 글을 썼다가 공개 형틀에 서기도 했다. 이 소설을 쓴 것은 예순 무렵이었다.
지금 우리는 사람들 사이에 살면서도 섬처럼 산다. 혼자 사는 방, 말없이 지나간 주말, 연락처는 수백 개인데 전화할 사람이 없는 밤. 회사가 문을 닫거나 사업이 무너져 빈손으로 다시 시작해야 하는 사람도 있다. 그럴 때 하루를 버티게 하는 것은 거창한 계획보다 아침에 일어나 하는 작은 일 하나다.
로빈슨은 영웅이라기보다 고집 세고, 겁 많고, 때로는 이기적인 사람이다. 그런 그가 날짜를 세고, 장부를 쓰고, 빵 한 덩이를 굽느라 몇 달을 보내며 28년을 버틴다. 오늘의 눈으로 보면 불편한 대목도 있지만, 그 꾸준함은 여전히 놀랍다. 무인도 이야기의 원조가 실제로는 얼마나 느리고 고요한지 읽어 보면 알게 된다.
나에게 ‘섬’은 어디이고, 그곳에서 나를 버티게 하는 습관은 무엇일까?